Claude Debussy / Deux Arabesque, L66, No. 1: Andantino con moto in E Major
아라베스크(Arabesque)란 아랍인이 창안한 장식 무늬로서 식물의 줄기와 잎을 도안화하여 당초(唐草) 무늬나 기하학적 무늬를 배합시킨 것을 말한다. 우상숭배가 금지된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벽면의 장식과 서책(書冊)의 장정, 공예품 등에 아랍 문자를 도안화하고, 거기에 식물 무늬를 배치하여 이슬람 문화만의 독특한 장식 미술품들을 만들었으며, 나중에는 조수(鳥獸) 무늬가 배합되기도 하고, 르네상스 이후에는 유럽 문화권에서도 활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건축 장식 용어로서 아라베스크는 다양한 예술분야에 활용되어 특정 예술양식을 표현하는 용어로 쓰이게 된다. 예컨대, 무용용어로서 아라베스크는 고전발레 자세의 하나인 “한발로 서서 한 손은 앞으로 뻗고 다른 한 손과 다리는 뒤로 뻗은 자세”를 말하며, 미술에서는 문자, 식물, 기하학적 모티브를 응용한 아라비아적인 문양을 뜻하고, 음악에서는 하나의 악상(樂想)을 화려한 장식으로 전개하는 악곡(樂曲)으로 정의되고 있다.
아라베스크풍의 피아노 소품, “2개의 아라베스크”는 드뷔시가 로마대상을 받고 이탈리아에 유학한 다음 파리로 돌아온 직후, 즉, 드뷔시의 작품연대로 볼 때 그 초기에 해당하는 1888년에 작곡된 것이다. 이 시기의 드뷔시는 프랑스 고전 음악의 우아함에 매료되어 있었던 탓인지 이 작품에는 마스네의 살롱풍과 로맨틱한 프랑스 음악의 영향이 담겨 있다. 또한 이 곡은 바하의 “성스러운 아라베스크”에서 느꼈던 사랑과 미묘함 속에 환상적인 장식음을 멋진 화성적 틀에 유동적으로 배치하여 드뷔시만의 인상주의적 기법이 표출된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에 소개된 아라베스크 제1번 E장조, 안단티노 콘 모토는 달콤한 아르페지오의 흐름 속에 드뷔시다운 정교한 감각이 잘 표출되어 있는 작품이다. 드뷔시는 다악장 형식보다 작은 형식이나 단악장 형식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이 곡 또한 3부분 형식으로 진술(statement)-이탈(departure)-복귀(return)의 A-B-A 형식을 취하고 있다. 즉, 서주 부분은 셋잇단음표가 상행-하행하는 선율로 곡 전체의 분위기를 암시하며 음악적 상념을 제시하고, A부분에서는 화성적 셋잇단음표의 선율이 주제음형으로 등장한다. 또한, B부분에서는 A와 화성적으로 대조를 이루는 새로운 부분이 전개되고 있으며, A'에서는 서주에서 사용된 형태의 음형과 A부분 음형이 재현된 후 대조적인 새로운 관념이 나타나고, 코다 부분에서 다시 첫 번 것을 반복하는 서주형태 음형이 반복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 김한나 / 드뷔시 초기 피아노 음악에 관한 연구: 2개의 아라베스크를 중심으로
Selected Sound
Claude Debussy / Deux Arabesque, L66, No.1: Andantino con moto in E Major
Performer
- Francois-Joel Thiollier: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프랑스계 미국인 클래식 피아니스트
Composer
- Claude Debussy: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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