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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글]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중에서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여덟 번째 할 일(탄줘잉 편저, 김영은 옮김) 鑑賞 호기심 많은 제자가 있었다. 그는 스승한테 날마다 같은 질문을 했다. “스승님, 제 인생의 가치는 얼마나 됩니까?” 스승은 며칠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제자의 질문이 거듭되자 스승은 돌 한 개를 내밀었다. “이 돌을 가지고 시장에 가서 흥정을 해봐라. 하지만 팔지는 마라. 값을 쳐주겠다는 사람만 나타나면 된다.” 제자는 자그마한 돌을 가지고 시장에 갔다. ‘이런 쓸모 없는 돌을 돈 주고 사려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돌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한 사람이 두 냥을 주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닷 냥을 내겠다고 했다. 제자는 몹시 기뻐하며 돌아가 스승에게 말했다. “사람.. 더보기
묵언(默言)과 비겁한 침묵 / 법정스님 법정스님 / 묵언(默言)과 비겁한 침묵 鑑賞 말은 의사소통의 구실을 하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잡음의 역기능도 하고 있다. 구시화문(口是禍門), 입을 가리켜 재앙의 문이라고 한 것도 그 역기능적인 면을 지적한 것이다. 어떤 선승들은 3년이고 10년이고 계속해서 묵언을 지키고 있다. 수도자들이 침묵하는 것은 침묵 그 자체에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다. 침묵이라는 여과 과정을 거쳐 오로지 ‘참말’만을 하기 위해서다. 침묵의 조명을 통해서 당당한 말을 하기 위해서다. 벙어리와 묵언자가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언어의 극치는 말보다도 침묵에 있다. 너무 감격스러울 때 우리는 말을 잃는다. 그러나 사람인 우리는 할말은 해야 한다. 그런데 마땅히 입 벌려 말을 해야 할 경우에도 침묵만을 고수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더보기
[함께 읽는 글] 가슴에 내리는 비 / 윤보영 윤보영 詩 / 가슴에 내리는 비 비가 내리는 군요 내리는 비에 그리움이 젖을까 봐 마음의 우산을 준비했습니다 보고 싶은 그대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은 그대 찾아 갑니다 그립다 못해 비가 됩니다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벗을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고 비 내리는 날은 하늘이 어둡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면 맑은 하늘이 보입니다 그 하늘 당신이니까요 빗물에 하루를 지우고 그 자리에 그대 생각 넣을 수 있어 비 오는 날 저녁을 좋아합니다 그리움 담고 사는 나는 늦은 밤인데도 정신이 더 맑아지는 것을 보면 그대 생각이 비처럼 내 마음을 씻어주고 있나 봅니다 비가 내립니다 내 마음에 빗물을 담아 촉촉한 가슴이 되면 꽃씨를 뿌리렵니다 그 꽃씨 당신입니다 비가 오면 우산으로 그리.. 더보기
[함께 읽는 글] 발자국 /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중에서 발자국 /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J. Canfield, M. V. Hansen) 어떤 사람이 신과 함께 해변을 산책하는 꿈을 꾸었다. 산책하는 도중, 하늘 저편에서는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영화처럼 그려지고 있었으며, 장면마다 길 위에 새겨진 두 줄의 발자국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나는 그의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신의 발자국이었다. 그가 살아오는 동안 신은 언제나 그와 함께 걸었던 것이다. 마지막 장면이 보일 무렵, 그는 문득 길 위에 있는 발자국들이 어떤 때는 한 줄뿐인 것을 알아차렸으며, 또한 그것이 그의 생애에서 가장 절망적이고 슬픈 시기마다 그랬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신에게 물었다. 신이시여, 당신은 내가 일단 당신을 따르기로 결심한다면 언제나 나와 함께 걸어갈 것이라.. 더보기
[함께 읽는 글] 길 / 김기림 詩 김기림(金起林) / 길 나의 소년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 빛에 호져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북 자줏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댕겨갔다. 가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과 그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 지를 모른다는 마을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만 같아 멍하.. 더보기
[함께 읽는 글]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Yoo An-Jin / Dreaming of a Beautiful Friendship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은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은 친구가 ... 사람이 자기아내나 남편,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