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썸네일형 리스트형 묵언(默言)과 비겁한 침묵 / 법정스님 법정스님 / 묵언(默言)과 비겁한 침묵 鑑賞 말은 의사소통의 구실을 하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잡음의 역기능도 하고 있다. 구시화문(口是禍門), 입을 가리켜 재앙의 문이라고 한 것도 그 역기능적인 면을 지적한 것이다. 어떤 선승들은 3년이고 10년이고 계속해서 묵언을 지키고 있다. 수도자들이 침묵하는 것은 침묵 그 자체에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다. 침묵이라는 여과 과정을 거쳐 오로지 ‘참말’만을 하기 위해서다. 침묵의 조명을 통해서 당당한 말을 하기 위해서다. 벙어리와 묵언자가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언어의 극치는 말보다도 침묵에 있다. 너무 감격스러울 때 우리는 말을 잃는다. 그러나 사람인 우리는 할말은 해야 한다. 그런데 마땅히 입 벌려 말을 해야 할 경우에도 침묵만을 고수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더보기 침묵의 의미 / 법정스님 법정스님 / 무소유 중 “침묵의 의미” 鑑賞 현대는 말이 참 많은 시대다. 그런데 말이 많으면 쓸 말이 별로 없다는 것이 우리들의 경험이다. 하루하루 나 자신의 입에서 토해지는 말을 홀로 있는 시간에 달아 보면 대부분 하잘것없는 소음이다. 사람이 해야 할 말이란 꼭 필요한 말이거나 ‘참말’이어야 할 텐데 불필요한 말과 거짓말이 태반인 것을 보면 우울하다. 시시한 말을 하고 나면 내 안에 있는 빛이 조금씩 새어 나가는 것 같아 말끝이 늘 허전해진다. 말이란 늘 오해를 동반하게 된다. 똑 같은 개념을 지닌 말을 가지고도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것은 서로가 말 뒤에 숨은 뜻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들이 아가의 서투른 말을 이내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말소리보다 뜻에 귀 기울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랑은 .. 더보기 가을은 / 법정 스님 법정 스님 / 무소유 중 “가을은” 鑑賞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 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오늘 낮 사소한 일로 직장 동료를 서운하게 해준 일이 마음에 걸린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불 아래서 주소록을 펼쳐 들고 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낸다. 가을은 그런 계.. 더보기 [함께 읽는 글] 법정스님 / 녹은 그 쇠를 먹는다 녹은 그 쇠를 먹는다 / 무소유 산이나 절에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산자락 깊숙한 곳에 자리한 고찰을 찾으면 늘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코로나 19 상황이 2년 넘게 지속되면서 상황이 악화될수록 인적이 드문 산사를 찾아 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마음과 달리 집안에 갇혀 음악과 책으로 위로를 삼고 있다. 최근, 블로그 활동을 재개하면서 글감도 찾을 겸 법정스님의 산문집 “무소유”를 다시 읽고 있다. 이 책은 지나치게 소유욕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에게 법정스님이 전하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지만 내마음이 동하는 내용들을 간추려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하려고 한다. 우연인지 몰라도 이 내용들은, 오래전 대학시절에 인연이 된 벗, 이연 이유경 화백이 법정스님의 산문을 바탕글로 하여 묵으..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