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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자꾸아프다고말할때

[함께 읽는 글] 슬픔의 나이 / 김재진 김재진 / 슬픔의 나이 鑑賞 별똥별 하나 떨어진다 해서 우주가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내가 네게로부터 멀어진다 해서 내 마음이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밤은 세상에 있는 모든 별을 산 위로 데려오고 너는 네 안에 있던 기쁨 몇 개 내게로 데려왔지만 기쁨이 있다 해서 슬픔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기쁨을 더한 만큼 세상은 아주 조금 풍요로워졌을 뿐 달라진 건 없다. 꽃은 그 자리서 향기를 내뿜고 있고 둥근 나이테 새기며 나무는 조금 더 허공을 향해 팔을 뻗을 뿐이니 누구도 너와 내가 초대한 이별을 귀 기울여 듣는 이 없고 사라져 간 별똥별의 드리워진 꼬리에 아픔을 새겨 넣는 이도 없다. 그렇게 우리는 흔적 없이 지워질 것이다. 네가 내 영혼에 새겨 넣고 내가 네 영혼에 조그맣게 파놓은 우물이나 그리움 같은 것.. 더보기
[함께 읽는 글] 또 한번의 기도 / 김재진 詩 김재진 詩 / 또 한번의 기도 鑑賞 내가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를 더 외롭게 하는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내가 나를 그리워하는 그 누군가에게 떠올리기만 해도 다칠 듯한 아픔으로 맺히는 대상이 되지 않게 하소서. 순간을 머물다 세상과 멀어져도 눈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미소로 남으며 내게 기대는 그 누군가에게 그 자리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고마운 존재가 되게 하소서. Hans Erik Philip / “Evening Song” from “The fishermen” Suite for Viola & Orchestra 김재진 略歷 김재진 시인은 조선일보와 영남일보 신춘문예, 작가세계 신인상에 소설과 시, 중편소설이 당선되며 오랜 시간 글을 썼다. 시를 쓰면서도 시단과는 멀리 있고, 세속에 있으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