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onín Dvorak / Cello Concerto in B minor, Op.104 槪說
첼로 협주곡 B 단조(Cello Concerto in B minor), Op.104는 안토닌 드보르자크(Antonín Dvorak, 1841–1904)가 미국 뉴욕의 국립음악원(National Conservatory of Music) 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작곡된 첼로 협주곡이다. 또한 이 곡은, 보헤미아와 미국의 민속 음악이 교묘하게 결합된 독창적인 작품으로서 ‘근대 첼로 협주곡의 황제’라는 별명처럼 첼로 협주곡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작품 배경
드보르자크는 51세 때인 1892년 가을, 미국 뉴욕의 국립음악원 원장으로 부임해 3년을 지냈다. 이 기간은 그의 음악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는,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Symphony No.9 in E minor “From the New World” Op.95)와 현악 사중주 12번 ‘아메리카’(String Quartet No. 12 in F major op. 96 “American”), 그리고, 첼로 협주곡 B 단조 등이 작곡된 시기이다. 이 작품들은 작곡가 자신도 언급했듯이 미국에서의 경험이 없었더라면 결코 탄생할 수 없었던 걸작들이다. 원래 가정적이었던 드보르자크는 낯선 이국생활을 원치 않았지만 프라하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파격적인 연봉 제안을 받자 결국 미국행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복잡한 대도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향수병에 시달렸다고 하며, 이러한 그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이전에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음악, 그 중에서도 특히 흑인 영가와 아메리칸 인디언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정황 탓일까? 뉴욕 시절에 작곡된 드보르자크의 작품에는 고국에 대한 짙은 향수와 그리움, 그리고 이국적인 음악 양식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곡의 작곡배경에는 1894년 3월경 뉴욕 국립음악원 동료인 미국의 작곡가 빅터 허버트(Victor Herbert)의 첼로 협주곡 2번(Cello Concerto No.2 in E minor, Op.30)을 듣고 느낀 감흥이 작곡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평소 첼로라는 악기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던 드보르자크는 허버트의 곡을 통해 첼로로도 충분히 훌륭한 협주곡을 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으며, 1865년 미완에 그친 첼로 협주곡 A장조에 이어 두번째 첼로 협주곡을 작곡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이 곡은 1894년 11월 8일 작곡을 시작하여 1895년 2월 9일 완성되었다. 드보르자크는 허버트의 협주곡 2번의 구조와 관현악 편성 등을 참고하고, 첼로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동향의 첼리스트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하누슈 비한(Hanuš Wihan)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비공식적인 초연은 1895년 8월 체코의 루자니(Luzany)에서 드보르자크와 비한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작품은 비한에게 헌정되었다. 하지만 1896년 3월 19일 런던 퀸즈 홀에서 이루어진 공식적인 초연에는 독주자로 드보르자크가 지정한 비한 대신 주최측 런던 필하모니가 내정한 영국의 첼리스트 레오 스턴(Leo Stern)이 나섰으며, 초연은 물론이고 이후 유럽 각국에서 이어진 공연들도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음악 구성
전체 3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악장 알레그로(Allegro)는 고전적인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서주 없이 제1주제가 현악을 배경으로 하여 저음의 클라리넷 연주로 시작된다. 이어 현악기와 목관악기들이 합세해 주제를 반복하고 호른이 보헤미아의 서정을 담은 제2주제를 연주한다. 이 주제는 작곡가 자신도 뭉클함을 느낀다고 고백할 정도로 만족스럽게 생각했다고 한다. 오케스트라가 힘차게 주제를 반복한 후 첼로가 등장해 제1주제와 제2주제를 차례로 연주하면서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켜 나간다. 전개부는 제1주제의 변형으로 시작되며, 여기서 첼로는 현악기와 플루트를 배경으로 제1주제를 압도적인 연주로 그려낸다. 재현부에서는 제2주제를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이어 첼로가 이어받은 후 오케스트라가 제1주제를 활기차게 연주한 다음, 다시 첼로가 이어받아 화려하게 발전시킨다. 마지막에는 제1주제를 중심으로 한층 대담하고 장엄하게 전개한 뒤 끝을 맺는다. 악장 전체에 걸쳐서 제1주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주제는 마지막 3악장에도 등장하여 순환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2악장 아다지오 마 논 트로포(Adagio Ma Non Troppo)는 G장조로 연주되는 세도막 형식의 악장이다. 고향에 대한 향수, 그리움과 더불어 지난 날 사랑했던 한 여인에 대한 연민과 애틋함이 녹아 있다. 오보에와 바순, 클라리넷 등 목관악기가 목가적이고 애수 어린 제1주제를 연주하면 첼로가 등장해 이를 반복한다. 이어 오케스트라와 첼로가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가다가 G 단조로 변조되고 오케스트라가 팀파니를 동반해 격렬한 연주를 펼친다. 이 후 첼로가 풍부한 표정의 제2주제를 연주하는데, 이 주제는 한때 사랑하는 연인이기도 했던 처형 요세피나 체르마코바(Josefina Cermakova)가 좋아했던 작곡가자신의 가곡 “나를 혼자 내버려주오(Kéž duch můj sám)”의 선율을 차용한 것이다. 이 작품을 쓸 당시 요세피나는 중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으며, 드보르자크는 애도의 뜻으로 이 악장을 작곡했다고 한다.
3악장 피날레(Finale. Allegro Moderato)는 자유로운 론도 형식의 악장이다. 드보르자크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낸 악장으로, 보헤미아의 민속 춤곡과 흑인 영가풍의 멜로디가 교묘하게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호른과 목관 악기로 시작하여 첼로가 제1주제를 힘차게 연주하고, 계속해서 첼로와 오케스트라가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생동감 있게 전개된다. 이어 첼로가 D장조로 주제들을 다시 재현하면 오케스트라가 동기를 반복하다가 점점 조용해지면서 오보에가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한다. 이어서 첼로가 민요풍의 주제를 독주로 들려주다가 목관 악기와 함께 아름다운 앙상블을 이룬다. 이를 플루트가 이어받고 현악기에 의해 B 장조로 재현되며, 다시 힘차게 오케스트라가 약진하고, 첼로도 화려한 기교를 뽐낸다. 후반부에는 2악장의 제2주제였던 이른바 요세피나의 테마가 다시 등장하고, 1악장의 주제도 다시 재현되며 용솟음치듯 열기를 발산한 뒤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두산백과 /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B단조
- 아티스트
- Gautier Capucon, Paavo Jarvi, Frankfurt Radio Symphony Orchestra
- 앨범
- Dvorak & Herbert : Cello Concertos
- 발매일
- 1970.01.01
Selected Sound 鑑賞
드보르자크 / 첼로 협주곡 B 단조, Op.104
Antonín Dvorak / Cello Concerto in B minor, Op.104
Performer 略歷
· Gautier Capuçon: 프랑스 샹베리 출신 체리스트
Conductor 略歷
· Paavo Järvi: 에스토니아 출신 미국의 지휘자
Composer 略歷
· Antonín Dvořák: 낭만주의 시대에 활동한 체코의 작곡가
'classic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자르 프랑크 / 생명의 양식 (0) | 2023.05.02 |
---|---|
포레 / 장 라신느의 찬가, Op.11 (0) | 2023.03.27 |
쇼팽 / 발라드 1번 G 단조, Op. 23 (0) | 2023.01.23 |
브루흐 / 스코틀랜드 환상곡 (0) | 2023.01.16 |
요하네스 브람스 /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77 (0) | 2023.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