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onín Dvořák / Slavonic Dance in E minor, Op. 46, No. 2
특정 작곡가를 떠올릴 때 대개 말년의 대작 아니면 적어도 중기 이후의 작품과 관련 지어 생각하게 마련이다. 말러 같은 인물은 예외에 속할 수도 있겠지만, 드보르자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교향곡 9번”을 위시한 후기 교향곡이나 “첼로 협주곡”, 사중주 “아메리카”, “레퀴엠”, 오페라 “루살카” 같은 작품의 작곡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물론 그런 인식이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드보르자크 역시 다른 작곡가들과 마찬가지로 ‘거물’이 되기 전에는 길고 고난에 찬 무명 시절을 겪어야 했다. 그런 그에게 본격적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날릴 계기가 되어준 작품이 바로 “슬라브 춤곡집”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 여덟 곡으로 이루어진 슬라브 춤곡 [1집]과 [2집]은 모두 활기차고 아름다운 선율미가 결합된 걸작이지만, 전자는 주로 체코 고유의 춤곡 양식을 토대로 하여 리듬이 강조된 격렬한 곡들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에 후자는 체코적 색채보다 범슬라브적 색채가 더 강하며 악상이 한층 원숙하게 다듬어져 있다는 차이가 있다.
슬라브 무곡, Op. 46
1. 프레스토, C장조 3/4박자. 복합 3부 형식
1부에서는 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포르티시모의 총주에 이어 당김음을 구사한 활기찬 악구가 연주된다. 극심한 다이내믹 대비를 보이면서 진행되다가 2부로 넘어가 G장조의 생동감 있는 주제가 등장하고, 이 악상은 여러 차례 조바꿈하면서 발전해간다. 3부는 1부와 거의 비슷하게 진행되며, 코다에서는 1부와 2부 주제가 합쳐지면서 열광적인 포르티시모로 끝난다.
2. 알레그레토 스케르찬도, E단조 2/4박자
현과 목관이 어우러진 부드러운 악구에 이어 갑자기 활기차고 밝은 분위기의 G장조 악구가 등장한다. 다시 E단조 악구로 돌아가 변주풍으로 발전한 다음 트릴을 수반한 화려한 부분을 거쳐 코다로 넘어가 화려하게 전개되다가 고요하게 끝난다.
3. 포코 알레그로, G플랫장조 2/2박자
첫머리의 천진난만한 악구에 조금씩 장식음이 더해져 나아가다가 갑자기 격한 다이내믹 대조를 보이면서 활기찬 분위기를 보인다. 이후 첫머리 악구가 잠깐 얼굴을 내민 뒤 E장조의 유려한 악구가 등장하고, 앞서 언급한 각 선율이 교대로 등장했다가 코다로 넘어가 대단히 빠르고 격렬한 포르티시모로 끝난다.
4. 템포 디 미뉴에토, F장조 3/4박자
복합 3부 형식. 느긋하고 풍부한 주제로 시작해 여러 차례 조바꿈되면서 전개되다가 고요해진 뒤 B플랫 장조 악구로 넘어가 앞꾸밈음과 악센트를 잘 살린 익살스러운 악상이 진행된다. 여기서 등장하는 독주 첼로의 카덴차는 관현악 편곡 작업 때 추가된 것이다. 첫 악구가 화려하게 치장된 형태로 재등장한 뒤 강렬한 코다로 마무리된다.
5. 알레그로 비바체, A장조 2/4박자
론도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밝고 기운찬 약동으로 일관하는 곡이다. A장조-B장조-E장조-A장조-D단조-F장조 순으로 쉴 새 없이 조바꿈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다이내믹의 대조가 매우 뚜렷한 흥미로운 악상을 지녔다.
6. 알레그로 스케르찬도, D장조 3/4박자. 복합 3부 형식
익살스러움과 고풍스러운 느낌이 잘 조화된 곡이다. 트릴을 수반한 익살스러운 주제가 제시된 뒤 G장조로 넘어가면 밝고 리듬감 있는 주제가 스타카토로 연주된다. 다시 D장조로 돌아가 다양하게 전개된 뒤 첫 주제를 중심으로 코다가 구축된다.
7. 알레그로 아사이, C단조 2/4박자
체코 전통 춤곡 형식이 다양하게 가미된 곡으로 자유로운 론도 형식이다. 전원풍의 소박한 주제가 제시된 뒤 E플랫 장조의 리듬감 있는 악상이 연주된다. 첫 부분의 주제가 다시 강하게 연주된 뒤 이 주제의 후반부 동기가 색다르게 전개된다. 이후 이들 악상이 번갈아 가며 등장하고, 마지막에는 프레스트로 끝난다.
8. 프레스토 G단조 3/4박자
1집의 마지막 곡이자 가장 유명한 곡이다. 체코 춤곡의 일종인 푸리안트로 되어 있으며 복합 3부 형식을 취한다. 여덟 마디로 된 강렬한 주제가 포르티시모로 제시된 뒤 몇 차례 반복된다. 2부인 G장조 섹션에서는 호흡이 긴 아름다운 선율이 등장하며, 1부를 거의 그대로 재현한 3부에 이어 다채롭고 강한 대조를 보여주는 코다로 이어져 시원하게 마무리된다.
- naverCast / 드보르자크, 슬라브 춤곡
Selected Sound
Antonín Dvořák / Slavonic Dance in E minor, Op. 46, No.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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