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or Piazzolla / Oblivion
아스토르 피아졸라(1921-1992)는 아르헨티나 남쪽의 마르델플라타에서 아탈리아계 이민 3세로 태어나 뉴욕으로 이주한 후 어린 시절을 그 곳에서 보냈다.
성장 후, 피아졸라는 뉴욕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파리를 오가며 연주와 작곡활동을 하다가 1990년 파리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2년 후 사망한다.
차 한 잔을 마시면서 한 곡을 쓸 정도로 빠른 작곡 속도를 보였던 피아졸라는 평생 3000여 곡을 쓴 다작가이기도 했다. 그의 음악은 “탱고”라는 장르로 분류되어 현재 대중음악으로 인식되지만, 피아졸라는 자신을 아방가르드 음악가이자 혁명가라고 생각했으며, 탱고 밴드뿐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클래식 음악가들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곡을 썼다.
피아졸라의 “누에보 탱고”는 고전 탱고에 재즈와 클래식 음악이 결합된 복학적인 성격을 띤다. 이러한 스타일은 1940년대 중반 편곡 작업에서 나타나기 시작해 1950년대 말에 양식화되었고, 1960년대 초반에 비로소 완성된다. 당김음과 엇박이 만드는 긴장 가득한 리듬, 스윙, 반복되는 반주 음형, 확장된 화음과 불협화음, 그리고 연주자들에게 요구한 즉흥연주 등에서 재즈의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 피아졸라가 흔히 사용한 4분의 4박자의 3-3-2 당김음 리듬이 대표적이다.
히나스테라와 불랑제에게서 배운 고전음악이론 역시 깊이 영향을 미쳤다. 스트라빈스키, 바르톡은 피아졸아의 우상이었다. 젊은 시절에는 사석에서 반도네온으로 바흐와 쇼팽, 라흐마니노프 등을 연주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엔 대위법과 오스티나토, 템포 및 다이내믹의 변화와 대조, 현대적인 음향 등 고전음악과 현대음악 기법이 곳곳에 넘쳐난다. “푸가와 신비”(1968)는 바흐의 탱고적 해석이며, 현악 4중주곡 “탱고를 위한 넷”(1987)은 버르토크풍의 현대적 사운드를 지향한다. 페레르 발〮타르피〮아졸라의 출세작인 오페레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마리아”(1968)는 탱고 편성으로 오페라 형식을 구현했다.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을 쓰는 것도 잊지 않았다. “탕가소”(1968-1969)는 탱고의 교향악적 변용이며, 오라토리오 “젊은이의 마을”(1971), 고적적 형식의 반도네온 협주곡(1979)은 상징적인 작품이다. 이렇듯 피아졸라의 음악은 탱고를 기반으로 하는 고전음악의 한 장르를 열었다. 탱고의 위상을 드높인 그는, 클럽에서 연주하던 재즈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올린 조지 거슈윈에 빗대어 “아르헨티나의 거슈윈”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피아졸라는 탱고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3-3-2 리듬뿐 아니라 악기를 때리거나 현악기에서 브리지 아래를 긋는 타악 효과는 사실 1940년대 탱고 스타일을 발전시킨 것이다. 투쟁적인 빠른 부분과 멜랑콜릭한 느린 부분의 극명한 대조를 통해 헤어날 수 없는 슬픔과 저속하고 다혈질적이며 호전적인 탱고 본연의 마음을 가감없이 표현했다. 10대 시절 뉴욕 뒷골목에서 강도짓을 하며 거대한 왼손으로 주먹을 날리던 피아졸라에게 탱고는 운명이었음에 틀림없다. “아메리칸 클라베” 3부작의 마지막 앨범 “라 카모라(싸움)”는 그 본질이다.
오늘날 기돈 크레머, 얀 포글러, 코로노스아〮르테미스카〮살스 현악 4중주단 등 수많은 클래식 음악가가 피아졸라의 작품을 편곡한 후 정규 레퍼토리 삼아 무대에 올리고 있으며, 그들이 제작한 음반은 클래식 음반 코너에 당당히 꽂혀 있다.
- 객석 / 아스토르 피아졸라, 탱고를 클래식 음악으로
Selected Sound
Astor Piazzolla / Oblivion
Performer
- Arabella Steinbacher: 독일 출신 바이올린 연주자
Composer
- Astor Piazzolla: 아르헨티나 탱고음악 작곡가, 피아노 연주자, 반도네온(Bandoneon) 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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