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age in a book 썸네일형 리스트형 [함께 읽는 글] 슬픔의 나이 / 김재진 김재진 / 슬픔의 나이 鑑賞 별똥별 하나 떨어진다 해서 우주가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내가 네게로부터 멀어진다 해서 내 마음이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밤은 세상에 있는 모든 별을 산 위로 데려오고 너는 네 안에 있던 기쁨 몇 개 내게로 데려왔지만 기쁨이 있다 해서 슬픔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기쁨을 더한 만큼 세상은 아주 조금 풍요로워졌을 뿐 달라진 건 없다. 꽃은 그 자리서 향기를 내뿜고 있고 둥근 나이테 새기며 나무는 조금 더 허공을 향해 팔을 뻗을 뿐이니 누구도 너와 내가 초대한 이별을 귀 기울여 듣는 이 없고 사라져 간 별똥별의 드리워진 꼬리에 아픔을 새겨 넣는 이도 없다. 그렇게 우리는 흔적 없이 지워질 것이다. 네가 내 영혼에 새겨 넣고 내가 네 영혼에 조그맣게 파놓은 우물이나 그리움 같은 것.. 더보기 [함께 읽는 글]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중에서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여덟 번째 할 일(탄줘잉 편저, 김영은 옮김) 鑑賞 호기심 많은 제자가 있었다. 그는 스승한테 날마다 같은 질문을 했다. “스승님, 제 인생의 가치는 얼마나 됩니까?” 스승은 며칠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제자의 질문이 거듭되자 스승은 돌 한 개를 내밀었다. “이 돌을 가지고 시장에 가서 흥정을 해봐라. 하지만 팔지는 마라. 값을 쳐주겠다는 사람만 나타나면 된다.” 제자는 자그마한 돌을 가지고 시장에 갔다. ‘이런 쓸모 없는 돌을 돈 주고 사려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돌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한 사람이 두 냥을 주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닷 냥을 내겠다고 했다. 제자는 몹시 기뻐하며 돌아가 스승에게 말했다. “사람.. 더보기 [함께 읽는 글]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이원설, 강헌구):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자는 죽은 자나 다름없다.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자는 죽은 자나 다름없다 /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이원설, 강헌구 저) 중에서 鑑賞 인간이 사용한 최초의 말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 그 동안 많은 실험들이 행해졌다. 13세기 신성 로마제국의 황제 프레드릭 2세(Frederic II)는 세상과 단절된 산 속에 갓난아기 3명을 두고, 이들이 자라면서 처음 하는 말이 무엇인지를 관찰했다고 한다. 하지만 단 한마디의 말도 배우지 못하고 의사소통의 욕구가 좌절되어 버린 이 세 아이들은, 어떤 말도 남기지 못한 채 모두 유년기에 죽어버렸다. 물론, 이 사례가 다소 극단적이긴 하지만, 말을 한마디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말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게 합니다. 다시 말해서 아무리.. 더보기 묵언(默言)과 비겁한 침묵 / 법정스님 법정스님 / 묵언(默言)과 비겁한 침묵 鑑賞 말은 의사소통의 구실을 하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잡음의 역기능도 하고 있다. 구시화문(口是禍門), 입을 가리켜 재앙의 문이라고 한 것도 그 역기능적인 면을 지적한 것이다. 어떤 선승들은 3년이고 10년이고 계속해서 묵언을 지키고 있다. 수도자들이 침묵하는 것은 침묵 그 자체에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다. 침묵이라는 여과 과정을 거쳐 오로지 ‘참말’만을 하기 위해서다. 침묵의 조명을 통해서 당당한 말을 하기 위해서다. 벙어리와 묵언자가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언어의 극치는 말보다도 침묵에 있다. 너무 감격스러울 때 우리는 말을 잃는다. 그러나 사람인 우리는 할말은 해야 한다. 그런데 마땅히 입 벌려 말을 해야 할 경우에도 침묵만을 고수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더보기 송년의 시 / 윤보영 윤보영 / 송년의 시 鑑賞 이제 그만 훌훌 털고 보내주어야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하루를 매만지며 안타까운 기억 속에서 서성이고 있다 징검다리 아래 물처럼 세월은 태연하게 지나가는데 시간을 부정한 채 지난날만 되돌아보는 아쉬움 내일을 위해 모여든 어둠이 걷히고 아픔과 기쁨으로 수 놓인 창살에 햇빛이 들면 사람들은 덕담을 전하면서 또 한 해를 열겠지 새해에는 멀어졌던 사람들을 다시 찾고 낯설게 다가서는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올해 보다 더 부드러운 삶을 살아야겠다 산을 옮기고 강을 막지는 못하지만 하늘의 별을 보고 가슴 여는 아름다운 감정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송년의 시 / 윤보영 더보기 침묵의 의미 / 법정스님 법정스님 / 무소유 중 “침묵의 의미” 鑑賞 현대는 말이 참 많은 시대다. 그런데 말이 많으면 쓸 말이 별로 없다는 것이 우리들의 경험이다. 하루하루 나 자신의 입에서 토해지는 말을 홀로 있는 시간에 달아 보면 대부분 하잘것없는 소음이다. 사람이 해야 할 말이란 꼭 필요한 말이거나 ‘참말’이어야 할 텐데 불필요한 말과 거짓말이 태반인 것을 보면 우울하다. 시시한 말을 하고 나면 내 안에 있는 빛이 조금씩 새어 나가는 것 같아 말끝이 늘 허전해진다. 말이란 늘 오해를 동반하게 된다. 똑 같은 개념을 지닌 말을 가지고도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것은 서로가 말 뒤에 숨은 뜻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들이 아가의 서투른 말을 이내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말소리보다 뜻에 귀 기울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랑은 .. 더보기 [함께 읽는 글] 천재적 재능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법 / 막시무스(이근영) 천재적 재능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법 /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중에서 鑑賞 유명한 음악가가 있었습니다. 젊었을 때도 음악적인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완벽한 연주 솜씨를 발휘했습니다. 그러던 어는 날 그의 연주회를 감상한 한 평론가가 그를 금세기 최고의 음악 천재라고 평했습니다. 그 글을 읽은 음악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천재라고? 나처럼 37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14시간씩 연습한다면 누구라도 천재가 될 수 있지.” 파가니니(Niccolo Paganini) 이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알려진 사라사테(Pablo de Sarasate)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의 재능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많아도 그 사람의 숨겨진 노력을 보려는.. 더보기 가을은 / 법정 스님 법정 스님 / 무소유 중 “가을은” 鑑賞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 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오늘 낮 사소한 일로 직장 동료를 서운하게 해준 일이 마음에 걸린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불 아래서 주소록을 펼쳐 들고 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낸다. 가을은 그런 계..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