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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슈베르트 / 피아노 트리오 No. 2, Op. 100(D. 929), 2악장 안단테 콘 모토

Franz Schubert / Piano Trio No.2 in E-flat Major, Op. 100(D. 929) 2nd Movement 解說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위대한 음악가들 중에는 당대에 크게 인정받지 못한 이들도 있으며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슈베르트일 것이다. 오늘날에는 ‘가곡의 왕’이라 불리며 초기 낭만주의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평가되고 있지만 슈베르트의 작품들 중에는 생전에 공개 무대에 소개되지 못한 것들이 많으며, 극히 일부 작품들만 당대에 출판되었다. 예컨대,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미완성 교향곡” 역시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 후 40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연주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이런 정황을 고려할 때 슈베르트의 “피아노 3중주 D.929”가 슈베르트 생전에 성공적으로 연주되었을 뿐만 아니라 곧바로 출판되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작곡가 Franz Schubert의 사진

슈베르트의 “피아노3중주 D,929”는 슈베르트 당대의 청중들에게 인정받은 작품중의 하나일 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영화 “피아니스트”와 “배리 린든”, 그리고 전도연이 주연한 “해피엔드”에 이 곡의 제2악장이 삽입될 만큼 대중성을 가지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슈베르트는 이 곡을 그의 생애 마지막 해에 처음으로 성사된 자신만을 위한 공개 콘서트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다고 한다.

음악회는 1828년 3월 26일날 개최되었고, 프로그램은 모두 슈베르트의 작품만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이후 라이프치히에서 “피아노 3중주 D.929”의 악보가 작품번호 100번으로 출판되면서 슈베르트는 비로소 대중적인 명성과 경제적인 안정을 기할 수가 있었으나, 불행하게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어 그 해 가을 31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어떤 음악평론가들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3중주 D.929”가 슈베르트의 작품치고는 선율에 대한 영감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의 생애 마지막 해에 열린 중요한 음악회에서 이 3중주곡을 대표작으로 내놓은 걸 보면 슈베르트는 이 곡을 매우 마음에 들어 했던 것 같다.

작곡가이자 음악평론가인 슈만 역시 이 작품을 가리켜 “세계 음악계에 혜성같이 나타난 작품”이라고 극찬하며, 먼저 작곡된 “피아노3중주 D.898”에 비해 이 작품이 훨씬 드라마틱하고 남성적인 힘으로 가득 차 있다고 평가하였다.

 

슈베르트는 평생 실내악 분야에 많은 작품들을 남겼으나 ‘피아노 3중주’에는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슈베르트의 말년 친구인 카를 마리아 폰 보클렛과 이그나츠 슈판치히, 요제프 링케를 알게 된 후, ‘피아노3중주’에 흥미를 갖게 되고, 두 곡의 걸작을 작곡하게 된다.

 

두 곡의 피아노 3중주곡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인 D.929는 악장들 간에 긴밀한 연관성을 느낄 수 있는 대작으로, 특히 2악장이 유명하다. 2악장을 여는 절름거리는 피아노의 리듬과 그 리듬을 타고 흐르는 첼로의 그윽한 선율은 한번 들어도 잊을 수 없는 인상적인 선율로, 4악장의 말미에서 이 선율은 찬란하게 빛나는 장조로 나타나 벅찬 감동을 안겨주며 한 편의 멋진 드라마를 완성한다. 그 드라마틱한 여정은 마치 하나의 모티브를 바탕으로, 거대한 교향곡이 ‘어둠에서 광명으로’ 향하는 베토벤의 교향곡을 떠올리게 한다.

 

대담하고 극적인 1악장 도입부 역시 베토벤의 음악을 닮았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가 다 같이 한 목소리가 되어 선언적인 주제를 연주하는 방식은 베토벤이 그의 현악4중주곡에서 종종 쓰던 충격적인 도입 방식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중심 선율은 역시 슈베르트다운 신비함이 담긴 제2주제일 것이다. 미묘한 색채감을 뿜어내는 단조 화음을 바탕으로 반복되는 리듬 패턴은 우수를 자아낸다. 작품 전체의 핵심이라 할만한 2악장의 주제 선율은 스웨덴 민요로부터 온 것이다. 스웨덴에서 온 젊은 테너 가수 이자크 알베르트 베르크가 1827년에 비엔나를 방문했을 때 그는 [날이 저문다]라는 스웨덴 민요를 노래했는데, 당시 슈베르트도 베르크의 노래를 들었다. 이 노래의 반복되는 피아노 반주 음형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슈베르트는 이를 2악장에 도입해 지극히 매혹적인 주제를 완성하였다.

 

명상적인 2악장이 조용히 마무리되면 3악장의 사랑스러운 캐논으로 이어진다. 캐논이란 한 성부가 주제 성부를 몇 마디 뒤에서 똑같이 모방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음악으로, 일종의 돌림노래와 같다. 피아노의 뒤를 바짝 뒤쫓는 현악기들의 추격과 가볍고 명랑한 분위기는 하이든의 음악을 닮았다. 마지막 4악장은 첫 주제가 계속 반복되는 론도 형식의 음악으로, 여러 가지 음악이 론도 주제 사이사이에 끼어들며 다채롭게 전개되고 있어 연주 시간도 꽤 긴 편이다. 그런 까닭인지 라이프치히에서 이 작품이 출판될 당시 4악장 중 99마디가 생략된 채 출판되기도 했다. 빠르고 화려하게 진행되는 4악장 중간 부분에 2악장의 주제가 회상되며 시적인 분위기로 변화하는 순간은 이 곡에서 가장 특별한 부분이며, 마지막에 2악장의 주제가 벅찬 장조로 마무리되는 여정 또한 매우 드라마틱한 감흥을 준다.

 

  • naverCast / 슈베르트, 피아노트리오 D.929

Selected Sound 鑑賞

Franz Schubert / Piano Trio No.2 in E-flat Major, Op. 100(D. 929) 2nd Movement

 

Performer 略歷

· Trio Wanderer: 프랑스 음악원 출신 Vincent Coq(피아노), Jean-Marc Phillips-Varjabédian(바이올린), Raphaël Pidoux(첼로)로 구성된 프랑스 피아노 트리오

 

Composer 略歷

· Franz Schubert: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19세기 독일 리트 형식의 창시자


슈베르트 / 피아노 트리오 No. 2, Op. 100(D. 929) 앨범 이미지
슈베르트 / 피아노 트리오 No. 2, Op. 100(D. 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