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dwig van Beethoven / Piano Concerto No.5 in E flat major, Op. 73 “Emperor”解說
이 협주곡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훗날 슈만과 브람스가 계승하게 될 ‘교향적 협주곡(Symphonic Concerto)’의 시발점(始發點)이 되는 작품이다. 또한 이 곡은 ‘협주곡’이지만 관현악부가 독주부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두 파트가 긴밀하게 어우러져 매우 절묘하고 역동적인 음악세계를 펼쳐 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제1악장 - Allegro
약 20분간에 걸친 장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첫 악장은 시작부터 특별하다. 관현악의 힘찬 화음에 이어 피아노가 곧바로 등장하여 화려하고 당당한 카덴차를 연주하며 출발한다. 협주곡의 고전적인 틀에서 벗어난 이런 개시법은 이후 슈만, 그리그, 차이콥스키 등 수많은 후배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혁신적인 개시부에 이어 관현악이 강렬하고 박진감 넘치는 제1주제와 스타카토 리듬에 실려 등장한 후 유려하게 펼쳐지는 제2주제를 제시한다. 이후 피아노가 다시 등장하고 음악은 때로는 충만한 열기와 긴장감 속에서 강력하게, 때로는 섬세하고 유연하면서도 멋스럽게 진행된다. 이 악장은 두 차례의 장쾌한 클라이맥스에 도달한 후 힘차게 마무리된다. 여기서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은 통상 재현부와 종결부 사이에 놓이는 독주자 임의의 카덴차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베토벤은 “카덴차는 필요 없음. 그대로 계속해서 연주할 것”이라고 지시하고, 대신에 카덴차에 상당하는 독주부를 직접 채워 넣었다. 이것은, 자신이 의도한 흐름이 독주자의 기교과시에 의해 단절되거나 왜곡될 위험을 미리 차단하려는 작곡가의 의도이며, 이 역시 슈만과 브람스를 비롯한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제2악장 - Adagio un poco mosso
앞 악장과 사뭇 대조적인 완서악장이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 온화하게 이어지는 흐름, 그리고 그 위에 신중하게 얹히는 독주 피아노의 선율. 이 명상적인 악장에는 숭고하고 성스러운 기운마저 서려 있다. 베토벤의 제자였던 체르니에 따르면 찬미가풍의 주제는 오스트리아의 “순례의 노래”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제3악장 - Rondo. Allegro
2악장 말미에서 중단 없이 이어지는 3악장에서 음악은 다시 1악장의 기세와 분위기로 복귀한다. 이 '승리'를 향한 행진곡에서, 춤곡풍의 주제는 마치 곡예를 펼치는 듯하며, 피아노와 관현악이 서로를 역동적으로 추종하며 마치 술래잡기를 하 듯 박진감 있게 연주된다.
참고로, 이 곡의 제목처럼 통용되고 있는 “황제”라는 별칭은 정작 베토벤 자신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한 때 존경했던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격노한 베토벤이 “영웅 교향곡”의 원래 표지를 찢어버렸다는 일화를 상기해보면, 베토벤이 자신의 최고 걸작 중의 하나에 “황제”라는 별칭을 붙였다는 것은 결코 상상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별칭을 누가 붙였는지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일설에 의하면, J. B. 크라머라는 영국의 출판업자가 거론되고 있다. 그는 이 작품이야 말로 모든 피아노 협주곡들 가운데 “황제”의 자리에 놓일 만하다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어떻든, 젊은 시절 혈기 왕성했던 베토벤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보수적인 성향으로 변해갔으며, 한 때 “황실 악장”의 직함을 원하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고려할 경우, 베토벤과 전혀 무관하다고 여길 일만은 아닐 듯싶다.
- naverCast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Selected Sound 鑑賞
Ludwig van Beethoven / Piano Concerto No.5 in E flat major, Op.73 “Emperor”
Performer 略歷
· Evgeny Kissin: 러시아 출신 영국의 피아니스트
Composer 略歷
· Ludwig van Beethoven: 독일 출신 작곡가, 음악의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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