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ward Elgar / Pomp & Circumstance Marches, Op. 39, No.1 解說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 1857-1934)는 잉글랜드 우스터 근교의 피아노 조율사였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거의 독학으로 음악을 배웠다. 엘가가 처음 음악가로서 인정을 받게 된 것은 《수수께끼 변주곡》을 발표한 1899년부터다. 이후 《제론티우스의 꿈》, 《남국에서》, 《서주와 알레그로》, 《바이올린 소나타》, 《첼로 협주곡》 등과 같은 걸작들을 남겼으나,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작품은 1901년에 작곡된 《위풍당당 행진곡》이다.

엘가의 관현악을 위한 행진곡집, 위풍당당 행진곡(Pomp and Circumstance) Op. 39는 모두 여섯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주시간은 약 28분 정도이고, '위풍당당'이라는 제목은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비극 《오셀로 Othello》의 3막 3장 대사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흔히 이 작품은 '위풍당당 행진곡'이라는 제목과 스케르초 및 트리오가 번갈아 나오는 구조 때문에 여섯 곡의 행진곡이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이 곡들은 여러 해에 걸쳐 각각 작곡된 일련의 작품들이다.
엘가 생전에 작곡되어 간행된 다섯 곡 중 1번부터 4번까지는 1901년부터 1907년 사이에 작곡되었고, 5번은 엘가가 죽기 4년 전인 1930년에 작곡되었으며, 엘가 사후 스케치 상태로 발견된 6번은 안소니 페인(Anthony Payne)이 보필하여 추가되었다.
특히, 여섯 곡의 행진곡 중에서, 트리오 부분의 선율과 '희망과 영광의 나라(Land of Hope and Glory)'라는 가사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제1번 D장조와 제2번 A단조는 1900년에 작곡되어 1901년 10월 19일 알프레드 로드워드(Alfred Rodewald)의 지휘로 리버풀교향악협회(Liverpool Orchestral Society)에서 초연되었으며, 제1번의 노래 가사는, 이 곡이 초연된 후 대관식을 앞둔 국왕 에드워드 7세(Edward VII)의 요청에 따라 1번 트리오 섹션의 선율에 시인 벤슨(Arthur Christopher Benson)의 시를 채택하여 사용했다고 한다. 이런 연유와 제목 덕분에 “희망과 영광의 나라”는 영국의 국가처럼 불리기도 했으며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그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 청중들은 이 곡을 듣고 애국심을 느꼈다고 하며, 작곡가 자신도 자신의 음악이 영국민의 애국심 고취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무척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1920년대초부터 마이크와 앰프를 통해 소리를 증폭시키는 전기녹음기술이 본격적으로 실용화되기 시작하면서 레코딩 산업의 양적 팽창과 더불어 음반 제작 환경에도 큰 변화가 생기게 된다. 무엇보다도 이전 어쿠스틱 레코딩과는 달리 전기녹음방식에서는 음반을 듣는 사람이 마치 공연장이나 스튜디오에 와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한 ‘청각적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됨에 따라 근대적 의미의 레코딩 스튜디오가 음반제작의 필수시설이 되었다.
이 무렵, 영국의 음반사 EMI(당시에는 His Master's Voice의 약칭인 HMV)도 런던에 녹음 스튜디오(현재의 Abbey Road Studios)를 개설하고, 1931년 11월 12일 개장식을 갖는다. 이 개장식 공개 녹음 세션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엘가의 지휘로 행진곡 1번의 트리오 섹션을 시연하고, 그 실황을 HMV의 자회사 격인 파테 뉴스(Pathé News)가 촬영하여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다.

아래의 유튜브 영상은, 파테 뉴스가 촬영하여 보관중인 'EMI 스튜디오 개장식 공개 녹음 세션' 시연실황을 소개한 역사적인 영상자료이다.
Edward Elgar conducts Pomp and Circumstance March No.1
한편, 북미지역 특히 미국에서 ‘희망과 영광의 나라’는 ‘위풍당당’ 혹은 ‘졸업 행진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거의 모든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졸업식에서 연주되고 있다.
1905년 6월 28일 예일대학교 학위 수여식에서 음대 교수였던 사무엘 샌포드(Samuel Sanford)가 엘가를 예일대로 초청해 명예 음악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뉴욕의 음악가들을 초대하여 엘가의 오라토리오 “생명의 빛”과 "위풍당당 행진곡" 1번을 연주하게 했으며, 엘가는 1905년 겨울에 “서주와 알레그로”를 샌포드에게 헌정하였다. 이 후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1번 트리오 섹션은 미국 각 대학 졸업식의 개회식과 퇴장 음악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탈리아에서는 ‘Santa Chiesa di Dio(신의 신성한 교회)’라는 제목의 전례음악으로도 쓰이고 있다고 한다.
- naverCast / 엘가, 위풍당당 행진곡
Selected Sound 鑑賞
Edward Elgar / Pomp & Circumstance Marches, Op. 39, No.1
Conductor 略歷
· Sakari Oramo: 핀란드 헬싱키 출신 지휘자,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Composer 略歷
· Edward Elgar: 영국의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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