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예술가곡: 고향의 노래
아래의 글은, 이 곡을 쓴 이수인 선생의 “고향의 노래”에 대한 회고담과 김재호 선생이 쓴 노랫말을 옮겨온 내용입니다.
몸살 나는 과정을 거쳐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기쁨은 마치 바라고 바라던 귀한 아이를 얻은 어머니의 기쁨에 비길 만한데. 이는 오직 창작의 기쁨을 맛본 자만이 누리는 특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게 있어 행복한 순간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단연 독서나 명상을 통해 얻은 좋은 글과 악상으로 새로운 곡을 탄생시켰을 때라고 말하고 싶다.
그 중에서도 1960년대 말 “고향의 노래”를 작곡하고 났을 때 받은 마음의 위안과 행복감을 지금도 나는 잊지 못한다. 그 당시 나는 꿈같이 지낸 고향에서의 교직생활을 접고 서울로 와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는데, ‘도회지 부적응증’과 함께 향수병이 날로 심해져 외롭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 벗으로 친하게 지내던 김재호 시인이 나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엽서에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로 시작되는 그리운 고향 소식을 적어 보내 주었다.
나는 곧 피아노 앞에 앉았고 그래서 태어난 곡이 바로 “고향의 노래”이다.
- 내 맘의 강물, 작곡가 이수인의 음악과 삶(교육과학사), 86~87쪽
고향의 노래 / 김재호 시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아 이제는 한적한 빈 들에 서 보라
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달 가고 해 가면 별은 멀어도
산골짝 깊은 곳 초가마을에
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 잔치 흥겨우리
아 이제는 손 모아 눈을 감으라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Selected Sound
고향의 노래 / 이수인 곡(김재호 시)
Performer
- 한국남성합창단: 1958년6월11일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에서 창단된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 아마추어 남성합창단이며 현존하는 최장수 남성합창단
Composer
- 이수인: 경남 의령 출신 작곡가, 동양의 슈베르트
'gugak & k-artsong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일남 곡 / 비목(碑木, 한명희 시) (0) | 2022.06.06 |
---|---|
채동선 곡 / 그리워 (0) | 2022.02.27 |
최영섭 곡 / 그리운 금강산 (0) | 2022.02.18 |
국립국악관현악단 / 신뱃놀이(원일 곡) (0) | 2022.02.07 |
[국악의 향기] 정대석의 거문고 독주곡 / 달무리 (0) | 2021.12.19 |